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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

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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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강명
출판사 고트
판형 142mm x 142mm
페이지 72쪽
카테고리 문학
출판연도 2018
책 소개

『노라』는 인간과 거의 같은 육체를 지닌 인공지능 로봇이가정에서 쓰이는 미래를 그린 장강명 작가의 단편 SF소설이다. 세상에 맞서 싸우는 인물, 윤리적 딜레마, 논쟁적인 주제 등 소설가 장강명의 주요한 관심이 한데 담긴 이 소설의 각 장은 평서문으로 시작해 의문문으로 끝난다. 연재를 염두에 둔 작품이기에 다음 화가 궁금해야 한다는 기능적인 이유도 있지만, 진정한 사랑이나 인간성 등에 관한 본질적인 물음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바람이 읽힌다. 각 장 초반에 등장하는 일러스트 역시 로봇/인간, 남성/여성, 소유자/소유물 등 이분법적 사고의 근거가 되는 지표들이 상징적으로 배치되어,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자극과 여운을 준다 “지나치게 큰 눈, 완벽한 좌우대칭, 정확한 비례로 오뚝한 코, 막 공장에서 뽑아낸 듯 광택이 도는 입술”을 가진 노라는 때로는 상대를 이질적인 공포에 떨게 하고, 때로는 상대를 완전히 설복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하며, 때로는 상대에게 섬세한 기쁨과 날카로운 고통을 선사하는 만만찮은 존재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 “미래, 상대, 그리고 그 자신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오는 인간다움을 긍정하면서도, 거저 주어진 “사랑, 독립, 주체, 관계, 기쁨”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인간적 몰염치를 노라는 과감히 뿌리친다. 이 짧은 소설의 두 주인은 노라와 재희이겠고, 그들의 이야기는 여지없이 ‘사랑’으로 요약될 것이다. 그럼에도 소설가 장강명의 특재에 익숙한 독자라면 예감한다. 『 노라』라는 단편소설이 단순한 연애사건으로 정리되지는 않을 것을. 『 노라』는 노라, 노라와 사랑에 빠진 재희 둘을 넘어, 자의식을 지닌 지적 존재로서의 로봇들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고 믿는 로봇해방주의자들과 거기에 반하는 로봇 제조사 관계자들의 희극적이고도 정통적인 대결구도를 다룬다. 개인의 사랑과 집단의 반목이라는 오랜 소재의 이야기가 전혀 낡지 않은 느낌을 주고, 중편으로 장편으로 이어지기 바라는 독자의 순전한 애정을 경험하게 하는 까닭을 동명 주인공의 희극 『 인형의 집』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을 덮은 우리는 먼저 생각한다. 노라가 빠져나와야 하는 인형의 집이 재희의 집만은 아님을. 그다음으로 아까보다 묵직한 생각이 찾아온다. 그 지긋지긋한 세계를 뛰쳐나와야 하는 것은 비단 로봇인 노라만도 아니다.

저자 소개

장강명
신문기자로 11년간 일했고, 지금은 전업 소설가. 사회파 소설에서부터 SF까지 두루 씁니다. 세상에 맞서 싸우는 사람, 윤리적 딜레마, 도발적인 소재에 끌리며, 인공지능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노라》에는 그 세 요소가 다 담겨 있습니다.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 구현성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실험적인 것들과 재미를 추구하는 그림과 만화를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