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 fog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음식과 관련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인 ‘푸디피케이션’을 다루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푸디피케이션은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지만, 도시적인 현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것 같아서 미국발 기사의 제목에서 차용했습니다.) 음식, 식문화를 중심으로 해서 공동체가 뭉치기도 하고 와해가 되기도 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그림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도시적인 현상이 아닌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리틀 미스선샤인’을 보면서 직사각형의 식탁이 형태로 인해 태생적으로 지닐 수 밖에 없는 권위성과 거리감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는 중심이 되는 위치에 앉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식탁에 올려진 인스턴트 음식들을 통해서 와해된 가족의 모습이 드러난거죠. 그걸 보고 하나의 공동체가 뭉치고 흩어지는 일을 식탁을 중심으로 하는 장면들로 풀어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오늘날 음식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 공동체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과 연결이 되었고, 이렇게 그림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