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본적인 성향이 게으르다고 했다. 휴지를 둘둘 말아 코를 팽 풀다가 고개를 들어 보살님을 쳐다봤다. “맞아요. 저 정말 게을러요. 그런 것도 사주팔자에 나와요? 엉엉.
오늘의 문장 / 저는 언제쯤 잘 풀릴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것이 불확실해지지만 여전히 내가 믿고 있는 하나의 진실이 있다. 한 사람의 불완전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의 불완전함도 사랑해줄 수 있다는 것.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몰찬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으니까.
오늘의 문장 / 다정의 온도
시간의 강물 위에 띄워진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빠르게 멀어진다. 이따금 그 기억들은 풍랑을 만나 뒤섞이며 순서를 망각하기도 하고, 급기야 날씨와 기분에 따라서 마음대로 조작되기도 한다. 특히나 과거의 감정은 그 깊이를 불문하고 잔인할 정도로 쉽게 잊히기 때문에 기록해 두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당신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시절의 한 조각이 서서히 희미해지다가 결국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일. 그것은 슬픔보다는 허무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