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 너머에 앉은 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곤란한 대목일수록 과녁을 정확히 응시했다. 말은 빙글빙글 돌려도, 나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화살촉의 종착점이 어디인지 분명히 해줬다.
오늘의 문장 /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나는 그냥 정상적이고 화목한 가정이 낯설었던 거였다.
그래도 난 이런 집안에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관계가 깊다는 건 진폭이 크다는 말과도 같아서, 기쁨도 더 많이 얻고 슬픔도 더 많이 얻는다. 원치도 않는데 삶의 한 귀퉁이가 마구잡이로 파헤쳐지기도 한다. 반면 내 삶에 깊숙이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은, 최소한 손해는 아니다.
오늘의 문장 / 인버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것이 불확실해지지만 여전히 내가 믿고 있는 하나의 진실이 있다. 한 사람의 불완전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세상의 불완전함도 사랑해줄 수 있다는 것.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몰찬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