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s Room

나에겐 잊을 수 없는 비빔국수가 있다.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다. 모서리를 접어둔 페이지처럼, 삶의 어느 지점에서 책갈피로 체크해 둔 순간들...
스물 아홉 어린이
해가 떨어지면 잡은 뒤에라도 놔줘야했던 어린 술래, 더는 해 떨어지기가 안 무섭다길래 수가 생겼나 봤...
사랑은 고깃덩어리
사랑은 고깃덩이. 익히지 않은 날 것은 금방 산패되어 악취를 풍긴다. 미끈한 점액질과 잿빛으로 변한 ...
진심이라는 말
행동없이 진심만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실을 등진 채 살아가는 셈이다. 진심이면 충분하다는 말은 상대방...
글 쓰는 일정이 잡혀있네요
묘하게 외로운 느낌이다. 살기 위해 거리에서 음식물 봉투를 파헤치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 위로 쓱...
수비 친화적 인생
장기를 오랫동안 좋아해 왔다. 취미로 하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장기판을 사오면서인데 ...
아버지와 색소폰
이런 날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그러니깐 부모님이 아프셔서 병원을 찾는 일이 끼니처럼 돌아오는 일상...
준비되지 않은 채로 팀장님이 된 나의 친구들에게
사나운 왕국에서의 양자택일 오늘은 얼마 전에 팀장님이 된 당신에게 메일을 씁니다. 친구가 선생님이 ...
눈을 바라본다는 것
2022년 8월 15일 토트넘과 첼시가 붙었다. 런던 더비인 만큼 치열했다. 이날은 경기 내내 선수들도 선수...
요즘 부러운 사람
​ 요즘은 무언가를 정말 좋아하고 그것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는 사람이 부럽다. 그걸 정말 좋아하는 ...
나를 좀 도와줄 수 있어?
고통스러울 때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 쉽다. 고통이 너무 커서 시야를 가로막는다. 다른 사람들도 다 ...
명왕성
태양계의 가장 끝에, 제일 작은 막내가 명왕성이라는 이름으로 있었다. 너무 멀고 작아서 제대로 된 사...
파도의 질문
위태로운 난간에 올라서서 일몰을 바라봤다. 해변은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어쩐지 직접 풍경에 섞여 ...
​뽀빠이 과자와 별사탕 가루
출근길에는 이어폰과 귀마개를 챙긴다. 폭신한 민트색 귀마개를 가방 속에 넣어두면 마음에도 쿠션감이 ...
그랬으면 좋겠다.
낮에는 너무 더워서 내내 집에 있다가 자전거를 타러 밤에 나왔다. 내 여름 기분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
죽는 연기를 가장 실감나게 잘하는 배우는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예전에 적은 어느 글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막연하게 “뮤지션 중에 누가 최고라고 생각하나?” 는...
토할 것 같은 사랑
내 나이 서른셋. 나는 인륜지대사 그 어떤 것에 관해서도 ‘적정기’는 없다고 믿는 밀레니얼...
오래된 시간
괴로움과 원망으로 축조된 기나긴 터널 속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일이다. 좋은 ...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에 갔다. 아무도 없고 탕에는 따뜻한 물이 가득 채워져있었다.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갔다. 핸드...
무던함
무던한 것을 꾸준히 동경해 왔다. 가령, 설거지하던 중에 아끼던 유리컵이 똑 하고 깨져도 “아쉽...
단 하루치만큼의 애정이라도
마음을 기울이지 않아도 제자리에 있는 것들은 나를 울적하게 만든다. 몸도 마음도 하나인지라 애정을 ...
책방지기는 외롭지 않아
​ -사장님이세요? 여기 혼자 하시는 거예요? -네, 뭐 혼자 할 수 있는 작은 곳이니까요. ​ 난 사장이자 ...
밥벌이
일요일 오후, 막바지에 이른 벚꽃을 보려고 동네 산책에 나섰다. 망원동과 합정동, 상수동 일대를 걸으...
명확함의 세계
회사 1층 구석에 위치한 택배보관함에 내 앞으로 온 택배를 찾으러 간 날이었다. 택배보관함 비밀번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