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 141mm x 224mm |
페이지 | 384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3 |
앞으로 이주는 우연이든 의도이든 세계를 재구성할 것이다. 의도적인 편이 훨씬 낫다. 온도가 섭씨 3~4도 상승한 세계에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계획이 필요하고, 이 계획에는 극북 지역에 거대한 새 도시를 건설하는 동시에 열대의 넓은 면적을 포기하고 새로운 형태의 농업에 의존하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변화한 지구와 급변하는 인구구조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는 인류가 이 전례 없는 협력을 해낼 수 있느냐, 즉 정치적 지도와 지리적 위치를 분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정치가 아니라 지질학과 지리학, 생태학을 기반으로 새로운 계획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기후는 우리가 삶을 조직하는 기반이므로. 앞으로 우리는 심각한 존재론적 변화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가 애써 쌓아 올린 문화와 기술, 자본 등과 결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무력한 방관자가 아니다. 이동을 통해 살아남아서 마침내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말이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다루고 있는 책들과 조금 다른 입장을 취한다. 기후격변이 몰고 올 혼란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주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지구공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시 사람이 살 만한 환경으로 복원하자고 독자들을 고무시킨다. 일부 환경론자들처럼 경제 활동을 멈추자는 이야기에는 명확히 선을 긋는다. 오히려 이주를 통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새로운 부를 창출하여 지구를 회복시킬 방법을 모색하자고 한다. 그리고 인류 전체의 협력을 조직화할 거버넌스의 출현을 요구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후변화가 몰고 올 미래의 환경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이주와 협력이 전 세계 정치·사회 구조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나 다루던 대멸종 위기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