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 167mm x 235mm |
페이지 | 456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2 |
흔히 재무제표를 볼 때는 “행간을 읽으라.”고 말한다. 기업이 공시하는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적용하지 말고 기업의 의도가 무엇인지, 기업이 어떤 부분을 강조 혹은 숨기려 하는지 파악하라는 의미다. 실적 발표 시즌이 오면 현명한 투자자는 발표한 숫자만 보는 게 아니라 숫자 뒤에 숨은 스토리텔링과 경영진의 전략적 의도를 읽어내려 애쓴다. 이것은 손실을 볼 확률을 최소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기업 공시에 나타난 재무적 성과 지표를 제대로 본다는 것은 뛰어난 기업을 골라낸다기보다 (투자해서는 안 될) 좋지 않은 기업을 가려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결국 ‘재무제표를 잘 본다’라는 건 기업이 부실한 재무 상태를 숨기고 있는지, 경영진이 제시하는 기업 전략과 성장 예상치가 현재의 재무, 영업 상황 대비 얼마나 현실적인 가이던스인지 분별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속한 섹터와 시황에 따라 지표를 유의해서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2020년 3월의 폭락 이후 고공행진했던 한국 증시는 2021년 들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다르다. 같은 시기 S&P500과 나스닥 모두 꾸준하고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미국 주식’을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 증시 역시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조기 종료,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 높은 변동성 등으로 더욱 혼잡해질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대한 확신은 결국 기업이 제공하는 객관적인 정보인 기업 공시와 사업 보고서, 재무제표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궁극적인 목적이며,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주식투자자의 천국’으로 불린다. 그만큼 투자자에게 공개되어 있는 정보의 양과 범위가 방대하다. 재무제표의 경우 기본적인 재무, 회계 지식을 요구하지만 사업 실적이나 이후의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 있다. 공개하는 정보들은 ‘이 정도까지 알려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방대하다. 그래서 기업 공시나 재무제표를 보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일 때 더욱 위험하다. 미국 투자자들은 공개된 정보를 활용할 줄 아는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그 부분에서 한 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공시 자료를 꼭 봐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한국 주식투자자들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꼭 살펴봐야 할 공시의 종류와 그중에서 어떤 내용을 눈여겨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공시 중에서도 핵심 정보만을 추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주식들을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미국 공시와 재무제표를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기업의 공시 자료를 모두 정독할 필요도 없다. 내 주식에 해를 끼칠 포인트를 파악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저 간단한 기본 지식 몇 가지를 익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논리 싸움일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월가의 헤지펀드 트레이더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그들이 어떤 정보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주식 투자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분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