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 129mm x 188mm |
페이지 | 236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1 |
액면분할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카카오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단 1주였지만 392,000원에 들어갔던 카카오는 거래정지 직전 558,000원대 신고가를 찍으며 40%란 어마어마한 수익률에 닿는다. 4월 셋째 주의 메모장 투두리스트엔 난생 처음으로 주식 쇼핑 스케줄이 한 줄 들어갔다. ‘4/15 카카오 액면분할 D-day’. 매수가 알람 걸어두고 틈틈이 짬을 내 주식했지, 이렇게 투두리스트에까지 적어두고 고대한 주식은 또 처음이다.
번뇌는 여기까지. 이렇게 고민한 게 억울해서라도 기필코 한번 들어가봐야겠다. 카카오 이놈들의 액면분할 빅쇼 이벤트에 등판해보기로 다짐한 것이다. 하여, 난생 처음으로 주식 개장 오픈런을 시도한다. 대망의 4월 15일, 장 시작 동시호가 주문을 걸어본 것이다. 매수가를 컨트롤할 수 없는 동시호가를 굳이 걸어볼 일은 여태 없었지만, 액면분할 첫 개장인 이날은 왠지 모를 비장함을 느꼈다. 550,000원짜리가 110,000원이 됐으니 나처럼 사고 싶은 사람이 줄을 설 것만 같고, 그럼 오픈런 정도는 예의 아닌가 싶은 거다.
하여 오전 8시 35분, 동시호가 주문을 넣는다. 우선 딱 3주만. 대망의 9시가 밝자 곧 체결 문자가 도착했다. 체결 금액은 120,500원. 말 그대로 4월 15일의 ‘시가’에 주식을 사게 된 셈이다. 처음 10분 정도는 이 선택에 강력한 확신과 자부심마저 느꼈다. 주가가 미친 듯이 치고 올라가 개장 5분 만에 130,000원대를 뚫은 것이다. 그래그래, 역시 그렇다니까. 오픈런 뛰길 역시 잘했어 하며 121,000원에 3주를 얼른 더 담았다.
이 책은 저자가 샀던 모든 주식들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가 빠짐없이 담겨 있다. 쇼핑하듯 막 사들인 충동구매템, 운 좋게 얻어걸린 단타, 강제 장투의 길을 걷게 된 세기의 존버템, 2%만 더 먹자 싶은 욕심에 타이밍을 놓치고 물려버린 주식, 친구 따라 주식 샀다 얻어걸린 익절까지. 그 모든 에피소드는 누군가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머지않아 펼쳐질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까. 언제부터 시작해 얼마의 시드를 굴리고 수익이 몇 퍼센트인지, 잔고 사정은 제각기 달라도 주식과 함께하는 일상엔 숫자로만 대변할 수 없는 감정과 서사가 공존한다. 그 속에서 느낀 참으로 다양한 주식의 맛을 담았다. 때론 맵고 짜 눈물이 날 것 같고 때론 달달해 죽을 것 같은 그 맛, 주식하는 우리들만 아는 바로 그 맛을 말이다.
저자는 10년 전 선배들의 추천으로 ‘묻지마 투자’를 시작, 맨 처음 매수한 것은 현대차, 기아 주식이었으나 무려 10년간 급락하는 차트를 보며 강제 장투(존버)의 시간을 보낸다. 의도치 않게 워렌 버핏식 투자법을 고수하다 보니 현기차는 최근 호재를 타고 효자 종목으로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코로나19로 열린 역대급 불장에 본격적으로 주식에 관심을 갖고 단타 테마주부터 우량주, 엔터주, 정책주, 배당주까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오고 있다.
전직 맥시멀리스트 쇼핑왕의 주식 쇼핑기이자 재테크 분투기인 이 책은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구구절절 개미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주린이라면 반드시 명심/조심해야 할 노하우와 가이드를 안내한다.
MZ세대의 주식 생활의 가벼운 에세이가 궁금하다면.
주린이라면 반드시 명심/조심해야 할 노하우를 알고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