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 | 132mm x 206mm |
페이지 | 228쪽 |
카테고리 | 문학 |
출판연도 | 2021 |
이제 와서는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들의 말은 늘 잘못 인용된다. 언론계는 음모론으로 가득 차 있다. (의도치 않은 실수로 정보를 잘못 사용하는 것도 음모에 포함된다.)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기계적 객관주의와 냉소주의는 기자를 사건에서 지나치게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저널리즘을 사랑해왔다. 나는 편집실을 사랑했다.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그 집단을 사랑했다. 담배를 피우고 스카치를 마시고 포커 치는 걸 사랑했다.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깊이 알지는 못했지만, 어쨌거나 그 직업에 종사했다. 나는 그 스피드를 사랑했고, 마감을 사랑했고, 사람들이 신문지로 생선을 포장하는 것을 사랑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문사에서 여성은 기자가 아닌 ‘우편 담당 아가ㄴ씨’로만 고용되던 시절부터, 두 번의 이혼 경력보다 나이가 더욱 중요하게 자신을 규정하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인생 전체를 반추하면서 그 속에서 얻은 통찰을 명료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신체적인 변화뿐 아니라 점점 흐릿해져가는 기억력, 부모에 대한 깊은 애증, 가까운 친구의 죽음, 새로운 기술을 향한 환호와 불만, 실패의 경험과 인생의 아이러니, 요리와 영화에 대한 세련된 취향과 낭만적인 경험 등을 웃음을 머금고, 때론 마음 저릿하게 되돌아본다.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따듯한 유머 감각은 눈물 나도록 웃기면서도 단순한 냉소나 자기비하가 아닌, 삶에 대한 사랑과 여유를 품고 있다. 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일생을 살아내고 자기 삶을 숨김없이 직시하는 이의 전리품이라 할 날카로운 통찰로 가득하다. 젊은 여성 에세이스트나 남성 에세이스트가 따라올 수 없는 품격과 취향, 자유로움의 일면이기도 하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우아하게 나이 듦에 대한 고찰을 읽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