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곽예인 |
출판사 | 위고 |
판형 | 121mm x 206mm |
페이지 | 208쪽 |
카테고리 | 문학 |
출판연도 | 2024 |
아이돌 지망생, 모델, 인플루언서…
_‘그런 여자애’로 살아남기
수학여행이나 수련회에서 장기자랑을 할 때 매번 가장 예쁜 ‘센터’를 차지하고, 쉬는 시간엔 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바쁘고, 반에서 절반은 되는 남자애들에게 고백을 받는, 별명은 ‘연예인’인 여자애.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2학년 오빠에게 ‘찍히는’ 바람에 언니들에게 손찌검을 당하고, “내게 반한 건 그 애들의 짝남인데” 엉뚱하게도 항상 얻어맞았던 그 애. “평범한 주제에 인기가 있는 건 말이 안 되”지만 평범해서 더 특별했던 한 여자애.
얼핏 보면 2000년대 인터넷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지만, 이 일들을 모두 실제로 겪은 사람이 있다. 『나는 거기 없음』의 저자 곽예인은 자신이 학창 시절 ‘그렇게까지 미인이 아니라서’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줄 것 같은 애, 한번쯤 헤집어볼 만한, 이겨볼 만한 여자애였다고 회상한다. 그는 ‘팔리는 재능’을 살려 아이돌이 되고자 연예 기획사에 들어갔다가, 혹독한 다이어트와 몸무게 강박으로 인해 섭식장애를 얻어 몸과 마음이 다 상한 뒤에야 데뷔를 포기했다. 이후로는 페북스타와 유튜브 리포터를 거쳐 소규모 인플루언서, 인체모델로 활동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나는 거기 없음』은 곽예인이라는 한 사람에게 벌어졌던 불운의 연대기이지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었던 수많은 ‘○○’들의 불운을 변주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 적힌 불운을 읽는 동안 ‘○○’에 들어갈 누군가의 이름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거기 없음』은 그런 이름들을 소환해냄으로써,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교묘한 폭력의 모습을 또렷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