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크리스티나 로세티 |
출판사 | 별책부록 |
판형 | 113mm x 167mm |
페이지 | 200쪽 |
카테고리 | 문학 |
출판연도 | 2023 |
작가들이 사랑한 고전 영미문학 번역서 시리즈
첫 번째 책, 크리스티나 로세티 시집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낭만주의 시, 어린이를 위한 시, 종교 시 등을 남긴 잉글랜드 작가입니다. 환상 동화를 연상케 하는 시 <고블린 시장>(1862)과 <왕자의 순례>(1866) 등의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시인입니다. 삶과 신앙에 관한 생각과 고민을 탁월한 시적 감수성으로 풀어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 산문이나 소설 창작에도 힘썼습니다. 영국에서 잘 알려진 두 곡의 크리스마스 캐럴
예술과 문학은 남자의 세계로 인식되던 시대. 브론테 자매(The Brontë Sisters)는 남자 이름으로 그들의 첫 책 「시집(Poem)」을 냈고, 메리 앤 에반스(M. A. Evans) 역시 조지 엘리엇이라는 필명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힘든 시기가 지나고 사정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이 자신의 문학적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는 쉽지 않은 시대였습니다. 그럼에도 당당히 자신의 시적 재능을 펼쳐 영미 문학계를 놀라게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이었습니다. 이 훌륭한 시인이자 용감한 여인의 뒤를 잇는 사람이라며 다시 한 번 문학계를 일깨운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크리스티나 로세티입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주목한 시인,
크리스티나 로세티
“크지 않은 몸에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인이 갑자기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방 한가운데에 섰다. 이윽고 ‘나는 크리스티나 로세티입니다(I am Christina Rossetti)’라고 방에 모인 사람들에게 엄숙하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렸다. 그리곤 다시 자리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다.”
1930년 12월, 버지니아 울프는 크리스티나 로세티가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크리스티나에 관한 에세이 한 편을 썼습니다. 에세이는 같은 해에 매리 샌더스(Mary F. Sandars)가 쓴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전기, 「Life of Christina Rossetti」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그녀는 이 전기 책을 단순히 소개하려고, 또는 독서 후 소감에 중점을 두고 에세이를 쓴 게 아니었습니다. 울프는 크리스티나를 대신해, 마치 크리스티나 스스로가 말하듯, 독자에게 그녀의 시집을 들고 읽으라고 강력히 요청하며 글을 쓴 것이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크리스티나 로세티를 자신의 시적 세계를 당당하게 드러낸 한 사람의 시인이자 주체적 존재로 여겼습니다. 울프가 본 크리스티나는 유명 시인이 되고자 하는 허영심도 없고, 그녀의 시에 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크리스티나는 자기 마음의 울림과 상상력으로 쓴 시가 분명 훌륭하다고 확신했고, 울프 역시 크리스티나를 천재성을 가진 시인으로 보았습니다.
오늘날 울프를 통해 크리스티나는 우리에게도 말합니다.
“나는 크리스티나 로세티입니다. (I am Christina Rossetti.)”
“나는 시인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거든 내 시를 읽으세요.”
시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낸 크리스티나의 이 선언을 소개한 버지니아 울프 또한 우리를 그녀에게로,
그리고 그녀의 시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