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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른 냄새

Original price was: 16,800원.Current price is: 15,120원.

2개 재고

저자 이혜인
출판사 청과수풀
판형 122mm x 206mm
페이지 200쪽
카테고리 문학
출판연도 2024
책 소개

다른 어떤 감각보다 쉽게 흩어지고 또 스며들어 금방 잊히고 마는 냄새는 돌이켜보면 늘 기억의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다. 코끝을 스친 어느 향에 불현듯 지나간 추억을 상기하게 만드는 이 후각의 언어는 잊힌 듯 잊히지 않음으로써 경계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감각이다. 오랜 시간 냄새라는 감각에 관심을 두고 《나를 기른 냄새》를 집필한 저자는 이러한 냄새의 속성을 섬세한 관찰력으로 파악하곤, 자신을 몰래 길러온 것이 다름 아닌 냄새임을 깨닫는다. 저자가 안전하다고 느낄 땐 언제나 냄새가 감지됐다. 문틈으로 들어오던 가족들의 아침 식사 냄새, 엄마의 손가락 사이에서 나던 야쿠르트 냄새와 동네 호프집의 나무바닥 냄새…. 이러한 냄새들을 맡으며 저자는 한뼘 자라났다.

냄새로 인해 새삼 소환된 개인사는 저자를 거기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사회문화에 담긴 후각의 언어마저 탐험하게 한다. 그가운데서 발견한 세상의 여러 모순과 폐허는 마냥 아름답지도 순하지도 않기에 저자 스스로의 모순된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 모순 앞에 자신을 숨기기엔 너무 많은 냄새를 감지한 저자는 차라리 고개를 들어 저 멀리서 나는 어느 존재의 냄새를 맡고자 한다. 아빠의 페인트 냄새에서, 동네 학의천의 아카시아 나무에서, 그리스의 이드라섬과 이탈리아의 오렌지꽃나무에서, 그리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쇠구두 주걱을 팔던 양복 입은 할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하며. 아는 만큼 부디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저자는 그렇게 후각이라는 터널로 더욱 선명해진 풍경을 만난다. 《나를 기른 냄새》 속 후각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한다.

저자 소개

이혜인

경기도 안양에서 나고 자랐다.
10년간 라이프스타일지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고, 지금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독일에 잠시 머물 때, 오랜 시간 마음속 기저에 놓여 있던 후각에 대한 관심을 재발견한 후 한국에 돌아와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냄새를 비롯해 기억이나 신의 존재처럼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에 흡착되어 있는 것들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