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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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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원 외 6인
출판사 후마니타스
판형 152mm x 225mm
페이지 288쪽
카테고리 비문학
출판연도 2023
책 소개

억압과 편견의 시대, 스스로 글을 쓴 여성들

총서에 실린 일곱 편의 글은 무엇보다 시대적 산물로서의 여성, 즉 한 개인을 정의하는 데 젠더 정체성이 중요해지는 순간의 여성들에 관한 것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스스로에 관한 기록을 남겼으며, 그들이 남긴 자기 서사는 기존의 장르 체계로 충분히 설명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기록의 내용은 이들이 살았던 당대에는 물론이고 후대에도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불안정하게 오가며 왜곡되거나 은폐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에 대한 억압과 편견이 노골적인 시대에 여성이 스스로에 대해 발화하는 장면이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성들은 여성 혐오에 자기 서사로 대답하기 시작한 특정 시기에 속한 이들로서 오늘날 책과 SNS에 자기 삶을 기록하는 여성들과 매우 닮아 보인다. 물론 고대에서 현대까지를 관통하는 여성적 글쓰기의 전통이 존재할 리 없으며, 이 책의 저자들은 여성이라는 범주의 역사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바꿔 말해서 이 책은 여성을 고정적이고 불변하는 정체성을 지닌 대상으로 영속화하거나 여성만의 본질적인 특질을 발견하는 작업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조선의 열녀를 식민지 조선의 신여성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노동자, 학출 여성 활동가들과 나란히 둠으로써 역사적 대상으로서 ‘여성’과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더하고, 우리 시대를 해석하는 데 유익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뿐이다.

저자 소개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이다.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구술사학회 편집위원, 『실천문학』 편집위원 등을 맡았으며, 주요 저서로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1999), 『여공 1970, 그녀들의 반역사』(2006), 『87년 6월 항쟁』(2009), 『박정희 시대의 유령들』(2011) 등이 있다.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냉전 시대 동아시아에서 국경을 넘는 밀항자, 망명자의 기억과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김정경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이다. 저서로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1~10』(공저, 2013), 『조선 후기 여성 한글 산문 연구』(2016), 『이론으로 서사 읽기』(공저, 2020) 등이 있고, 역서로는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과 우울』(2007)이 있다. 논문으로는 「〈자기록〉에 나타난 여성의 자아 인식과 글쓰기의 수행적 의미」(2018), 「〈한중록〉의 이야기 세계와 가능 세계: 혜경궁 홍씨의 독서 경험과 글쓰기 행위의 상관성을 중심으로」(2023) 등이 있다. 여성이 자신에 대해 말하고, 쓰고, 생각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노지승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유혹자와 희생양: 한국 근대소설의 여성표상』(2009), 『영화관의 타자들: 조선영화의 출발에서 한국영화 황금기까지 영화보기의 역사』(2016), 『여성의 다시쓰기: 고전소설을 읽는 욕망에 관하여』(2022) 등이 있고, 역서로는 『페미니즘 영화이론』(2012), 『여공문학|』(공역, 2017)이 있다.

장영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초빙교수이다. 여성들이 글을 쓰며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분석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자서전, 회고록, 일기, 편지, 기행문, 연설문, 소설, 대담 등 다양한 양식의 자기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 저서로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엮음, 2018),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2020), 『여성, 정치를 하다』(2021), 『변신하는 여자들』(2022),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2023) 등이 있고, 공저로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2018),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2019) 등이 있다.

조혜진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한국어문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조선 후기 여성의 자기 서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7~19세기 한국 여성이 어떤 글을 읽고 어떤 글을 썼는지에 대하여 깊은 관심이 있다. 최근 연구로는 「조선 후기 고전소설에 나타난 후각적 심상에 관한 시론: 〈구운몽〉, 〈옥린몽〉, 〈옥루몽〉을 중심으로」(2023), 「〈옥원재합기연〉에 나타난 여성의 자결 시도와 자결 논쟁」(2023) 등이 있다.

하인혜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이다. 「18세기 영국의 포스트휴머니즘적 상상력」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660년부터 1830년대 영국의 문학과 물질문화, 기계철학, 생태주의 비평이 교차하는 지점을 연구하고 있다. 17~18세기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와 주체성, 비인간 동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트휴머니즘 관점에서 기후 위기와 비인간 주체를 새롭게 통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저서로 『18세기의 방: 공간의 욕망과 사생활의 발견』(공저, 2020)이 있고, 역서로는 『남성 특권: 여성혐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2021)가 있다.

홍인숙
홍익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고전여성문학을 전공했다. 전통적인 남성 문인들의 기록 속에 남겨진 여성들의 언어와 경험과 감정을 재구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 『열녀×열녀: 여자는 어떻게 열녀가 되었나』(2019)가 있고, 역서로는 『춘향전』(편역, 2022), 『구운몽』(2023)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조선후기 여성의 (불)가능한 글쓰기와 윤리적 듣기의 가능성: 열녀 유서를 중심으로 한 한문학에서의 젠더연구 방법론 시론」(2020), 「한산 이씨 〈고행록〉 연구: 사대부가 여성 자기 서사의 특징과 가문사적 역사화의 과정」(202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