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정한 사람, 이라고 되고 싶 은 나를 생각하면,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다정을 생각하는 것과 정말로 다정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달랐습니다. 쉽게 무너지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허물어지는 마음을 바라보며 누군가에게 다정하다는 것 이 얼마나 어렵고 괴로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꾸만 편협해지고 날을 세우는 마음을 다독이고 어르면서 다정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안 좋은 소식이 많았습니다. 사람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 세상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왔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 사람이 그래도 되는 거야? 그런 물음들 앞에서 다정한 마음 같은 것은 아무런 힘도 없는 것 같아서 무력했습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괴로웠습니다.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다정이 저를 일으켜주었습니다. 다시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을 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세상이 더이상 이런 세상이지 않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의 다정으로 지켜진 나의 다정으로, 또 다른 누군가의 다정을 지키는 일이겠구나. 그들의 다정으로부터 그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함께 통과해온 소식들을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느 날 또, 어떤 소식이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날에 당신이 기댈 수 있게 나의 다정이 좀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바랄 수 있다면, 이 글이 그런 날들에 당신의 다정을 지키는 다정이길 바랍니다.
언제나 당신의 다정에 빚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