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비비언 고닉 |
출판사 | 오월의봄 |
판형 | 133mm x 205mm |
페이지 | 480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4 |
“나는 내가 유대인이라거나 여자아이라는 것보다 노동계급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먼저 자각했다.” 에세이, 칼럼, 비평, 회고록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온 비비언 고닉의 초기작 중 한 권인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가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미국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기록이자 저자 자신의 또 다른 자기서사인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는 새로운 저널리즘, 그리고 르포문학의 탄생을 알린 역작이다. 이 책은 비비언 고닉이 페미니즘 운동을 취재하며 전설적인 기자로 이름을 날리던 1977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2020년 새로운 서문과 함께 복간되었다.
유대 이민자 노동계급 가정 출신이라는 자신의 위치성을 평생 예리하게 인식해온 고닉에게 공산주의자들을 둘러싼 낙인과 대상화는 그에게 단단히 얹혀 있는 경험이었다. 이 체증을 책으로 풀어내기로 마음먹은 그는 미국 전역을 돌며 과거 공산주의자로 존재했던 이들 수십 명을 인터뷰하고, “피와 살을 가진 살아 있는” 공산주의자들을, 처참하고 비루한 삶의 조건 속에서 가장 경이로운 열정을 피워낸 존재들을 독자들 앞에 펼쳐놓았다. 그들이 품었던 이 비전을 이해할 때, 공산주의가 남긴 실패와 아이러니에 대해서도 핵심을 제대로 간파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굳건한 믿음이다.
‘로맨스’란 이런 태도를 반영하는 표현 양식으로, 고닉은 인터뷰이들의 구술사와 동시에 자기서사를 엮어내며 로맨스적 관점의 풍부함을 보여준다.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는 난폭한 반공주의 문헌들 사이에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공산주의자”들의 과거와 현재를 발굴해나가는 보기 드문 작업이며, 체제와 이념의 이름으로 가려졌던 ‘공산주의자’ 개개인에 대한 책이다. 나아가 이 기록은 ‘조직’의 토대와 존재 이유를 고민하는 오늘날의 여러 급진적 사회운동과도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