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기중 |
출판사 | 따비 |
판형 | 135mm x 206mm |
페이지 | 328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4 |
일본의 전통 음식 문화와 다양한 와쇼쿠
한국 전통의 음식을 한식(韓食)이라고 하듯, 일본 전통의 음식은 와쇼쿠(和食)라고 한다. 흔히 일본 음식 문화의 정수라고 여겨지는 화려한 ‘가이세키 료리’ 또한 와쇼쿠이지만, 와쇼쿠의 세계는 훨씬 넓다. 가장 원초적인 밥 ‘오니기리(おにぎり)’, 일본식 백반이라 할 ‘데이쇼쿠(定食)’, 일본 음식의 얼굴인 ‘스시(寿司)’ 등 일일이 그 종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저자는 어떤 기준으로 이 다양한 와쇼쿠를 즐기고 소개할까? 한마디로 얘기하면 ‘뿌리’를 찾는 것이다. 밥맛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오니기리를 먹기 위해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쌀 품종인 고시히카리(コシヒカリ)의 본고장 아키타현으로 간다. 다마고 가케 고항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일본 전역의 특징적인 달걀을 농장 직송으로 받는 달걀 음식 전문점이다. 이런 경우가 ‘맛의 뿌리’를 찾아 밥을 맛본 것이라면, ‘역사의 뿌리’를 찾아 맛본 밥도 있다. 오시즈시(押し寿司, 눌러 만든 스시)의 원형을 찾아 교토로 가고, 니기리즈시(握り寿司, 손으로 쥐어 만든 스시)의 원형을 찾아 도쿄의 노포로 가는 것이다.
한국인이 밥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국이고, 어떤 국에든 밥을 말아 국밥으로 먹는다면, 일본인은 (최소한 외식에서는) 다양한 반찬보다는 하나의 주 반찬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반찬이든 밥에 얹어 덮밥을 만들어 먹는다. 장어 구이를 올린 우나동, 다양한 해산물을 올린 가이센동, 메이지 정부의 육식 해금과 역사를 같이하는 규동과 오야코동 등 일본 덮밥의 동그란 그릇 안에는 일본의 전통과 근대, 산업화가 담겨 있다. 저자가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최남단 규슈까지 돌며 소개하는 다양한 돈부리(丼)는 일본 음식 문화의 이런 특징과 역사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