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재민 |
출판사 | 창비 |
판형 | 141mm x 211mm |
페이지 | 300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4 |
이 책은 범죄를 둘러싼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를 원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거론하면서 각 제도의 맹점과 대중의 오해 등을 파고들며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전청조 사기사건 등 이미 널리 알려진 사건부터 저자가 직접 수사나 재판에 관여했던 사건들까지 실감나게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그가 이미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탁월한 스토리텔러라는 걸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실제 사건뿐만 아니라 「살인의 추억」 「배트맨 비긴즈」 「쇼생크 탈출」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풍성하게 논의에 끌어들임으로써 범죄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폭넓게 확장시켜준다.
우리는 이제까지 범죄사건이 일어나면 주로 범죄자 개인의 서사와 심리에 지나치게 집중해왔다. 그렇게 된 데에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식으로 보도하는 언론, 범죄자 개인의 심리와 서사에 포커스를 맞춰왔던 전문가 집단의 발언이 미친 영향력이 컸을 것이다. 정재민은 이 사건들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불러들여 범죄를 둘러싼 제도와 기저에 깔린 사회구조를 주목해야 한다고, 그래야 이 사건들을 딛고 우리 사회가 좀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범죄 사건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즐기는 사람들부터 날마다 들려오는 범죄 소식에 불안해하는 사람들까지, 한국사회를 범죄라는 키워드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