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황모과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판형 | 124mm x 188mm |
페이지 | 304쪽 |
카테고리 | 문학 |
출판연도 | 2024 |
“누군가와 연결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말을 알아도 허전했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SF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 황모과의 두번째 소설집 『스위트 솔티』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수상 당시 “소설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감동’을 선사”(김보영 소설가)했다는 찬사와 함께 작품성과 주제의식 모두 인정받은 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던 인물과 사건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자신이 속한 국가와 집단으로부터 외면받아온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SF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은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고 오늘날 현실에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이번 소설집 『스위트 솔티』에서 황모과는 삶의 터전을 떠나 이방인이 되어야만 했던 인물들을 ‘사라지는 존재’가 아닌 여전히 ‘남겨진 존재’로 그리고 있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야만 했던 이들은 사회가 자신들을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만들거나 혹은 시대 지체자로 만들 때 혹은 아예 늙고 병들기만을 바라며 기억을 왜곡하고 조작하려 할 때조차도 자신의 고유함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앞서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대한 허무는 자기 존재의 대한 물음과 세상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인간성의 회복과 희망적인 미래를 말해온 황모과는 개개인 모두가 디아스포라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사라진 목소리들을 찾아나가며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난민이라는 ‘작가의 말’은 오늘날 인위적으로 형성된 삶의 경계와 무수히 많은 차별의 벽을 허물고 말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참혹한 세상에서 인생의 단맛과 짠맛을 모두 보여주며 다시금 살아가고자 하는 용기는 불어넣어주는 여덟 편의 이야기가 되어 지금 막 우리에게 당도했다.
르 귄은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들판의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남은 사람들도 궁금했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지하실과 터널을 마주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반드시 마주해야만 한다. _「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