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박지영 |
|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
| 판형 | 130mm x 188mm |
| 페이지 | 240쪽 |
| 카테고리 | 문학 |
| 출판연도 | 2025 |
“내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지 않는 법,
그것은 내가 속한 세상을 점점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이다”
죄와 바이러스가 뒤범벅된 세계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저주 속에 머무는 사람들
타인과 고독사를 함께 준비한다는 설정으로 도처에 존재하는 수많은 고립에 위로의 말을 건넨 《고독사 워크숍》과 피치 못할 이웃을 애써 받아들이는 과정이 곧 삶임을 설파한 《이달의 이웃비》, 평생 남만을 사랑했던 여자의 뒤늦은 자기 돌봄을 다룬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로 외로운 개인들의 명랑하고도 강인한 연대 유니버스를 구축해온 박지영이 신작 소설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으로 돌아왔다. 그의 다섯 번째 장편인 이번 작품에는 운명처럼 주어진 저주 속에 머물며 간신히 축복이라 불러볼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탈모, 바이러스, 죄책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비극적 운명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그 안에 웅크리고 있을 축복의 요소를 찾아 계곡과 지하철, 히로시마와 베르사유를 헤맨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까닭에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날카로운 유머와 1983년 당시의 전체주의적 사회상을 두루 담고 있는 소설은 개개인에게 자괴감과 죄의식을 주입하는 시스템과 그럼에도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불가해한 의지를 집요하게 추적해 펼쳐놓는다.
우리 사회와 인간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와 남다른 시선은 그간 소설이라는 장르가 상상하지 않았던 낯설고 기이한 풍경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독자는 자기 욕망에 솔직한 인물들의 가감 없는 발칙한 내면을 마주한다. 분명 한국인데도 한국적이지 않은 배경과 불량한데도 어딘가 공감이 가는 캐릭터들은 독자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고립과 연결, 가해와 피해, 저주와 축복의 정의를 뒤엎으며 한국문학의 서사적 외연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