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수 도널드슨, 윌 킴리카 |
출판사 | 프레스탁 |
판형 | 154mm x 225mm |
페이지 | 544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4 |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우리의 동료 시민이다
도덕의 대상을 넘어 정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주체로
동물권 운동에 이론적 틀과 방향을 제시하는 실천적 이론서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 이후 가장 중요한 철학적 저작”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의 동물정치공동체 주폴리스
동물을 의미하는 ‘zoo’과 공동체, 도시를 의미하는 ‘polis’가 합성된 단어 ‘zoopolis’. 도시계획학자 제니퍼 월치가 동물을 고려하는 동물도시 계획을 주장하며 만든 이 단어를 정치적 맥락으로 가져와 동물정치공동체zoopolis를 구상한 책이 바로 《주폴리스》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동물권 이론가 수 도널드슨은 정치 이론가 윌 킴리카와 함께 정치 이론의 렌즈로 어떻게 동물권 운동과 이론의 난관을 벗어날 수 있는지 하나의 경로를 보여준다.
동물 권리 다음을 상상하기
동물권 운동은 오랫동안 학대받지 않고, 죽임당하지 않고, 감금당하지 않는 소극적 보편적 권리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는 현실에서 인간과 동물이 부대끼며 겪는 복잡한 이익의 충돌과 공존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 앞으로도 사육 동물은 살기 위해 계속해서 인간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고, 야생 동물은 인간 활동에 계속해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이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적극적 권리와 책임을 규정해야 한다. 도널드슨과 킴리카는 소극적 보편적 권리와 적극적 관계적 권리를 통합한 확장된 동물 권리론을 전개한다. 동물 권리론이 구상하는 그림에서 동물은 기본적 권리를 보호받는 도덕적 대상이자 이익을 협상하고 실현하는 정치적 주체가 된다. 동물 권리 실현이 아득해 보이는 상황에서 동물 정치를 그리는 급진적인 상상은 동물 문제를 도덕의 문제에서 정치의 문제로 판을 바꾸어 동물 권리를 우리의 현실로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든다.
인간 정치로 동물 정치 확장하기
주폴리스의 상상은 현실에 뿌리박고 있다. 그동안 인간 정치에서 시민권 이론은 토착민, 장애인, 이주민 등 다양한 소수자 집단의 권리를 공동체에 포함하기 위해 인권, 주권, 장애 운동과 함께 발전해왔다. 주폴리스는 동물권에 시민권 이론을 적용하여 인간 정치가 이뤄낸 성취를 동물의 정치로 확장한다. 시민권 이론이 인간을 다양한 집단으로 나누어 집단별로 권리와 책임을 달리 주었던 것처럼, 주폴리스도 동물을 사육 동물, 야생 동물, 경계 동물로 구분한다. 장애인, 토착민, 이주민에게 주어졌던 권리를 모델로 삼아 사육 동물에게 시민권을, 야생 동물에게 주권을, 경계 동물에게 주민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한다. 《주폴리스》가 기존의 정치 이론을 토대로 성실하게 체계화하고 제시하는 이론적 틀과 실천적 방향은 동물 운동가뿐만 아니라, 동물 반려인, 생태주의자, 그리고 인간-동물 관계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언어와 긍정적 비전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인간 정치 공동체를 동물에게 확장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동물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정치 공동체를 향한 여정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