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로스 아비넷 |
| 출판사 | 돌베개 |
| 판형 | 154mm x 226mm |
| 페이지 | 442쪽 |
| 카테고리 | 비문학 |
| 출판연도 | 2026 |
어떻게 해서 신자유주의는
자명한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 담론, 표상, 미학의 집합체로서 자리 잡은
‘신자유주의적 상상’의 계보학을 구축하다
한때 신자유주의는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공공서비스가 민영화될 때도, 노동자들이 파편화되고 비정규직이 늘어날 때도, 무한경쟁에 시달려 번아웃이 일상화될 때도 이게 다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했다. 이제는 누구도 신자유주의가 문제라고, 신자유주의를 막아내자고 말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는 “다양한 사태에 대한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을 만큼 단일한 성격을 가진 실체가 아니라 종적 다양성과 내적 이질성을 가지고 있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무언가이고, 온갖 것의 원인으로 겨냥되는 과녁의 한 지점이 아니라 도처에 퍼져 있어서 비판의 대상으로 수렴되지 못하는 무언가이며, 모든 현상의 배후에 음험하게 도사리고 있는 낯설고 생경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자신과 한 몸이 되어 있어서 너무나 일상적이고 친숙한 무언가”(‘옮긴이의 말’ 중에서)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적 상상』은 정치철학과 미학적-기술적 관점에서 신자유주의를 해부하는 책이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상상’의 차원에서 신자유주의를 다시 분석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상이란 담론, 표상, 그리고 미학의 복합체로서, 기술적 양식을 통해 매개되고 생태학적 사건들과 함께 변형되는 인간 경험의 총체이다. 그것은 세계에 대한 관점이나 전망인 동시에, 그러한 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내며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 책이 다루는 신자유주의적 상상 혹은 세계상의 가장 문제적인 점은, 그것이 계속 자신의 형태를 변형하며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너무 익숙해져서 그것이 정상적인, 유일한 삶의 방식인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 전에는 문제가 없었나? 자유주의의 원류로 지목되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은 신의 손길에 의해 공감이라는 미적 감각이 인간에게 분배되었다고 말한다. 이 입장에서는 경제와 사회의 세속적 질서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궁극적 목표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로스 아비넷은 1970년대 일어난 신자유주의적 혁명이 이들 요소 사이를 파고들어, 자유시장의 기적이 외부의 도덕적 전제가 필요하지 않고, 계약의 공정성만으로 평화와 번영을 보장했다고 지적한다. 유일한 원칙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한 왜곡으로부터 시장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태동하고 발전하는 경로를 니체가 말한 계보학을 통해 구성한다.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서구 근대성의 진화가 매끄러운 변증법적 이행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 세계관을 탄생시킨 핵심적인 모순과 갈등, 공모의 지도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1부에서는 신자유주의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자유주의와 계몽주의에서 시작해, 19세기와 20세기의 주요한 사건, 예컨대 1ㆍ2차 세계대전과 아우슈비츠를 거치며 어떻게 신자유주의라는 상상의 토대가 만들어졌는지 추적하고 분석한다.
2부에서는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상상이 형성된 쟁점들, 네트워크화된 소통, 인간 생명의 생명기술적 조작, 글로벌 문화의 확산, 지구적 생태 위기의 도래에 나타난 개인주의의 미적 형상화를 살펴보면서, 신자유주의적 상상이 네오-파시스트, 초민족주의, 근본주의 운동 같은 반작용을 일으켰는지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