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한민 |
출판사 | 워크룸프레스 |
판형 | 127mm x 212mm |
페이지 | 172쪽 |
카테고리 | 비문학 |
출판연도 | 2025 |
책 소개
이것은 허물어지는 세상에 맞서 싸움을 멈추지 않는 아마존 정글의 한 부족의 이야기다.
종말의 전문가들
브라질 서부 혼도니아주에 거주하는 카리푸나족은 1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원주민 공동체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제주도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숲을 지키며 살아가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파괴적인 산림 벌채부터 끈질긴 토지 강탈, 보이지 않는 살해 위협까지 험난함으로 가득하다. 이 책은 작가이자 인류학 연구자, 기후 활동가인 김한민이 그들과 함께 지낸 시간 동안 얻은 성찰이자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16세기 포르투갈 식민지 개척자들이 현재 브라질 동부 해안에 발을 딛은 이래, 아마존 원주민들의 세상은 종말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특히 20세기 초 고무 산업이 붐을 이루며 외부인의 침입이 본격화했고, 1970년대에는 브라질 정부가 원주민 통합 정책을 펼친 결과 원주민들에게 재앙이 닥쳤다. 카리푸나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치명적이었던 것은 외부인과 함께 찾아온 전염병이었다. 1976년 브라질 정부가 대규모 탐사대를 파견하기 시작한 지 7년 후인 1983년, 살아남은 카리푸나족은 단 여덟 명뿐이었다. “세상의 종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 원주민들에게 물어보라. 그게 어떤 것인지 그들은 알기 때문”이라는 인류학자인 비베이루스 지카스트루의 말처럼, 그들은 종말의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