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식물원에서의 연필드로잉을 모은 화집
마음 한 켠에 소원으로 두던 타이베이로의 그림여행을 어느 날 훌쩍 떠났습니다.
3주 치 필요한 짐과 간단한 화구를 챙겨 도착, 평소 먹고 사느라 미뤄놓기만 한 ‘그냥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보자란 생각으로 발길 닿는 대로 어디든 무던히도 걸어 다녔습니다.
그러던 차 우연히 타이베이식물원을 발견합니다.

숙소에서 고작 도보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가 무료입장(!), 곳곳에 펼쳐진 울창한 아열대 숲과 졸졸 흐르는 작은 개울,
식물원 전체를 유기적으로 이어가는 산책로, 탁 트인 너른 호수가 있는 이곳은 곧 낯선 여행 생활의 오아시스가 됩니다.
한낮의 타이베이의 골목들을 돌고 돌다 지칠 때면 늘 식물원을 찾았고 손도 풀 겸 가벼운 드로잉들을 시작했습니다.
타이페이를 떠날 즈음, 새로 산 검정표지의 드로잉북은 식물원에서의 아끼는 순간들로 꽉- 차게 됩니다.

숲과 오솔길의 내음, 저마다의 산책을 오롯이 즐기는 사람들, 긴장된 마음이 풀려가는 풍경.
소중했던 산책의 기록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