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s Room

순간 연두 | 크기에 대해서

by 연두

스케치를 30호 크기로 인쇄했다가, 다시 50호 크기로 변경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패드로 스케치를 한 뒤, 그 스케치를 작업하기 적절한 크기로 인쇄해서 사용한다. 출력소에서 대형 인쇄기로 인쇄를 하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과 인쇄물의 차이가 종종 있다. 적절한 크기를 예상해서 인쇄를 했는데도 실제로 인쇄된 인쇄물의 크기가 적절하지 않아 보일 때가 있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그 차이가 줄어들어 적절한 크기를 찾게 된다.

작업물의 크기를 정하는 단계에서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한다. 특히 단일 작업이 아닌 시리즈를 시작할 때에는 더 고민이 된다. 인물을 그리는 작업을 할 때는 모델이 되는 인물의 실제 크기와 화판에 그려지는 인물의 크기에 대해 고민한다. 전자보다 후자가 큰 경우, 후자가 작은 경우, 그 둘이 같은 경우가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 얼마나 클 것인가 작을 것인가 하는 부분까지 들어가면 훨씬 경우의 수가 많아지지만. 이번 <움직임수집> 작업도 시리즈로 작업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실제 인물의 1/2 정도 크기로 그리고 있다. 인물의 움직임을 다루고, 순간순간의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불필요한 부분들이 적도록 하는 데 적합한 크기인 것 같았다.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분위기나 이미지를 위해 크기의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정해두었다.

작업물의 적절한 크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다가, 나의 움직임을 생각했다. 지나치게 크거나 작았던 내 움직임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힘을 주고 있거나 놓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나 역시 시행착오 속에 있고 적절함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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