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기울이지 않아도 제자리에 있는 것들은 나를 울적하게 만든다. 몸도 마음도 하나인지라 애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은 한정적이고, 아무래도 우리는 서로 그걸 이해할 거라 믿지만, 상대를 향한 찰나의 소홀함에도 괜히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최근 핸드폰 사진첩은 일 관련 사진으로 가득했다. 한동안 도배하다시피 하던 고양이도, 나름의 취매생활인 음식사진도, 병적으로 찍어대던 하늘 사진도, 의식적으로 마음을 쏟지 않으니 그저 당연하게 흘러갔다.
익숙해지는 것은 괜찮으나 무관심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애쓰지 않아도 남아있는 것들에 감사하며, 오늘은 오늘치의 애정을 담아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