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s Room

목욕탕에 갔다.

by 김종완

목욕탕에 갔다. 아무도 없고 탕에는 따뜻한 물이 가득 채워져있었다.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갔다. 핸드폰은 사물함 속에 있었다. 아무도 없는, 목욕탕 물속에서 나는 혼자였고 혼자여서 좋았고 홀로 남겨진 멸종 위기 천연기념물 같았다. 느긋하게 헤엄치고 부드럽게 잠수했다. 왠지 멸종 위기 천연기념물 스스로는 멸종 같은 심각한 걱정은 없이 그저 나름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 같았다. 걱정하는 건 그 위기를 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일 뿐.

지금의 내가 멸종되지 않고 잘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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