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고깃덩이. 익히지 않은 날 것은 금방 산패되어 악취를 풍긴다. 미끈한 점액질과 잿빛으로 변한 빛깔. 검게 상한 사랑을 보고도 모르는 척, 공기 중에 방치해 두었다.
아직은 먹어도 괜찮을 거야.
익혀 먹으면 되지.
오만함으로 사랑을 씹는다. 그리고 삼킨다. 구토감을 느끼며 속을 게워 내고 끝내 탈진하여 바닥을 긴다. 내장을 전부 쏟아내는 듯한 고통. 세 치 혀와 장기 기관들이 전부 망가져 간다.
이제 와 후회한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 후회가 사랑을 잘 보관하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인지 상한 것을 알고도 씹어 삼킨 것에 대한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한 것은 이미 소화되어 몸의 구석구석을 서서히 망가트리는 중일 테니까.
사랑은 고깃덩이.
그러니, 잘 익혀 먹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