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느린 움직임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수업은 느린 동작과 호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있다. 느린 움직임은 신체 구조를 의식하며 연결된 움직임을 수행한다. 평소처럼 수업의 속도에 맞춰 동작을 따라하며 수행하는 게 아니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느리게, 천천히 움직인다. 동작을 수행하기 위한 신체 구조의 결합 관계, 움직임의 선후 관계, 위치한 공간과의 관계, 동작을 수행하는 시간과의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이 말끔해졌다.
나는 느리게 움직이면서 호흡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몸 밖의 공기가 몸 안에 들어오고, 몸 안의 공기가 몸 밖으로 나갔다. 안으로 들어온 공기는 몸에 퍼지고 내 몸을 통과한 다음, 다시 밖으로 빠져나간다. 살아있으려면 호흡해야 한다. 호흡을 지속해야 한다. 몸 밖의 공기를 몸 안에 들이고, 몸 안의 공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호흡을 할 수 있는 건, 내가 살아있을 수 있는 건, 내가 외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느꼈다.
수업 시간 동안 연습실에서 나는 느리게 움직이며 숨을 쉬었다. 숨을 쉬며 마음이 놓이고 편해졌다. 그러니까 숨을 쉰다는 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세계와 나의 연결이다. 들숨과 날숨, 숨을 쉴 때마다 나는 세계와 연결된다.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