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은 일들 대부분은 사라지고 만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처음부터 그런 일은 있지도 않은 것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많은 움직임들은 기록되지 않고 사라진다. 하지만 그 움직임들은 분명히 일어났고, 있었다. 기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은 움직임에서 시간을 지우면, 그것들이 다 실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움직임은 연속선상에 있다. A에서 B로 이동해서 지금 B에 위치한다면, 그 과정을 기록하거나 기억하지 않더라도 A에서 B로 이동한 순간의 움직임들은 분명히 있다.
작업에서 보이는 인물들은 한 인물이다. 시간의 연속선 위에서 움직이는 인물에게서 시간을 지우면, 인물의 순간의 움직임들은 다 한 시점에 위치한다. 나는 시공간에 위치하는 움직임을 이러한 방법으로 평면에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