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없이 진심만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실을 등진 채 살아가는 셈이다. 진심이면 충분하다는 말은 상대방으로부터 먼저 말해질 때 의미가 부여되는 것인데, 그 말을 자신이 가진 무기로 착각한 채 산다면 머지않아 사람들이 하나둘 멀어지는 광경을 목격할지도 모른다. 사랑이나 일에 관해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진 후에 그건 나의 진심이 아니었다는 말은 한없이 무력할 뿐이고, 고객들은 이미 돌아섰는데 우리는 진심만으로 사업체를 운영했다는 말은 변명이 될 따름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변명할 때마다 가장 많이 일삼는 말이 바로 진심이라는 단어인 점은 참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그건 사람들이 진심에 생각보다 더 많은 기대를 품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지만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진심은 단지 나를 알아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어린 아이와 다름없다. 돌이켜보면 행동하지 못했던 순간보다 행동하지 않았던 순간이 많았고, 언젠가 다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행동을 미뤘다.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과 마음에 대한 확신을 잃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무엇에 기대어 또다시 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진심이라는 말을 환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방법만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행동하는 것. 마음과 행동을 따라서, 그리고 자신이 했던 말들을 따라서 끝내 책임지는 것. 그것만이 진심이라는 말의 의미를 단단히 확장시키는 방법이 아닐까.